처음 갈 때는 안전에 대한 걱정으로 두려움과 무서움이 앞섰습니다. 수용자 분들에 대한 적이미지는 아니었지만, 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교육 들어가기 전 주강사 선생님이 ‘자기 연결’하라고 얘기해주셨던 게 도움이 되었어요. 심호흡하고 자기 연결하면서 현존하려고 애썼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강의장에 들어갔습니다. 떨리기도 하고 겁도 났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그분들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용자들은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을 어려워했어요. 교도소 밖에서 교육할 때도 느낌과 욕구를 처음 배울 때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처럼 이들도 똑같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감정과 욕구를 말하는 것도 어려워했지만, 교육 회차가 늘어나면서 느낌과 욕구로 자기 표현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라는 공간의 특성상 좋든 싫든 계속 만나야 한다는 것, 방에서 서로 마주보며 앉아 있어야 하기에 감정을 다 표현하기 어렵다고 얘기해주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그들 사이 관계의 역동으로 인해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과 욕구를 공감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수업에 무관심했던 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저희 반에서는 수용자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어요. 때때로 산만해질 때도 있어서 ‘다 수용해줄 필요 없다’고 표현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들이 온전히 수용되고 존중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 주강사 선생님의 의도는 잘 전달되었습니다. ‘교도소’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늘 통제받고 긴장된 상황의 연속인데, 비폭력대화 교육에서만큼은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충족된 욕구는 첫째는 연결과 소통이었어요. 온몸에 문신을 한 분이나 인상이 험악한 분들을 보고 무서웠는데,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하면서 그분들과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엔 간식을 나눠먹고 웃으며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다른 강의장과 달리 인터넷도 못 쓰고, 핸드폰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는 물건은 모두 보고해야 하고, 모든 문을 허락받고 열어야하는 걸 보면서 자유와 자율성이라는 욕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분들이 어떤 이유로 그곳에 갔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았을 때 지금처럼 그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남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고, 그 행동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거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아서 교도소라는 공간에 갇혔을 거예요. 그들의 욕구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선택했던 수단과 방법을 저는 납득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들의 ‘범죄’에 대해 적이미지를 갖지 않고 욕구로 공감하고, 욕구를 충족하려했던 행동이 낳은 비극적 결과까지 공감하려면 저 스스로 더 많은 시간과 성찰, 성장이 필요할 것같아요. 그것을 이해하게 될 때, ‘교도소에서의 비폭력대화가 어떤 의미인지, 이것이 왜 필요한지’를 좀더 깊게, 비폭력대화(NVC) 의식으로 온전히 이해하게 될 듯 합니다.
끝으로, 여름에서 가을까지, 9월부터 10월까지, 소망교도소에 함께 갔던 다섯분의 선생님들께도 감사했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비폭력대화(NVC)가 잘 전달될 수 있기를, 그들의 삶이 NVC로 보다 편안해지기를 바라며, 매 강의마다 연결과 존중, 배려의 에너지로 함께 하신 선생님들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박지연_비폭력대화 활동가
(좌측부터 송미경, 박진희, 박지연, 최은석, 성영주, 지현)
2023년부터 시작된 소망교도소에서의 수용자와 함께하는 비폭력대화 훈련이 올해로 3년째입니다.
2025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교육은 2025년 9월 10일 ~ 10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7주간 수용자 57명을 교육의 참여 경험에 따라 세 그룹으로 편성하여
최은석, 김지현, 권애임, 송미경, 박진희, 성영주, 박지연이 진행하였습니다. 활동으로, 후원으로 함께 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