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식

치유회복사업 편견의 시선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의 만남

  • 2025-09-08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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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도소를 다녀왔습니다.


강의 첫날 아침, 청명한 하늘에 뭉게구름을 보며 ‘이제 곧 가을이 오려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러나 교도소 주차장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뜨겁다 못해 이글이글 타는 듯한 햇볕과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에 ‘가을은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로 3년째 진행하는 대전교도소 수업이었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보다는 여전히 이 공간이 주는 무거움이 먼저 몸으로 다가왔습니다. 저 김도연과 정희영은 2025년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우울증 감소를 위한 특화교육(비폭력대화)”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첫날 수감자들과의 어색함에 서로를 살피며 질문했습니다.
“지금 느낌은 어떠세요?”
“답답합니다.”
“그립습니다.”
“긴장됩니다.”

참여자 8명 전원의 느낌이 딱 이 세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우리는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튿날 아침 지금 어떤지 체크인 질문(느낌, 욕구)에 첫날과는 확연히 달라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걸 배울지 궁금합니다.”

“여기서 보낸 시간으로 치유와 회복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오늘은 어떤 깨달음이 생길지 기대가 됩니다.”

“어제 여기서 재미있게 놀았던 것을 생각하니 기뻐요”

“배움을 통해서 내 마음이 안정되었고 따뜻합니다”

“틀에 박힌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여기에 오니 여유롭습니다.”

“긴장이 풀립니다.”

“심심해요. 놀이와 재미가 필요합니다.”

이런 느낌을 들으며 참여자들에게 이 공간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이 된 것 같아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5일 동안 우리는 수감자들이 자기탐색을 통해 자기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자신의 느낌을 묻고, 그림으로 표현해보며 스스로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자신이 느끼는 순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동료들이 함께 추측해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받고, 위안을 얻는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수감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여름, 작은 거실(그들이 함께 머무는 방을 부르는 표현)에서의 생활은 작은 자극도 큰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와도 쉽게 연결되지 못해 늘 긴장 속에 살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교육에서는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명상,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신체 동작, 안전한 소통을 위한 비폭력대화 연습 등을 함께했습니다. 그러던 중 가끔 그들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귀한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수감자들 몇 분이 전해준 편지를 읽으며 저와 정희영 선생님은 서로를 끌어안고 “우리 정말 잘 왔다, 그치?” 하고 말했습니다. 편지 속에는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막무가내로 행동해도 웃음으로 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견의 시선이 아니라 그냥 한 사람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차라리 죽어버려서 편하게 잠만 자고 싶다는 생각들이 나 자신을 잡아먹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업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면 위선이고 거짓이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저의 마음이 안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수업을 들으며 저도 건강해진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담당 교도관님이 하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교육받은 100명의 수감자 중 단 한 명이라도 무엇인가를 깨닫고 생각의 전환을 하여 세상에 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재범률이 높은 요즘, 한 사람이라도 새로운 힘을 얻어 세상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5일간의 교육은 저희에게도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정희영 선생님 덕분에 의지하며 편안하게 3년째 대전교도소 수업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 9월1일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 김도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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